말하기와 글쓰기 -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

  보고서 작성이나 그 밖의 글쓰기를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 스스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하여 억지로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글을 쓰지 않으면 나의 평가가 나쁘게 나오리라는 걱정으로 글을 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글이 타인에 의해 학점이나 업무 평가 등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과 불안에 시달릴 수 있고, 글을 쓰고 난 뒤에도 자신이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보다는 평가 결과에 따라 좌절감을 맛볼 수도 있다. 그로 인해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부딪치는 문제들을 자기도 모르게 회피하면서, 점점 더 자신의 글쓰기 경험과 습관에만 의존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코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들을 간단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1) 짧은 글이라도 자기 생각을 글로 쓰자.

  평소 강의에서 인상적인 대목, 중요한 사회적 쟁점에 관한 언록 보도, 독서나 대화에서 얻은 단상 등을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여 적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생각이 어디까지 미쳤는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돌이켜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고쳐가면서 새로워진 인식을 좀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2) "내가 글을 잘못 쓰고 있지 않은가" 하는 불안감을 버리자.

  보통 우리가 접하는 문제들과 토론 내용은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순한 사실 확인이 아니라 쟁점이 되는 문제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가 잘못된 답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지 말고 자신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3) 글의 주제에 관해 주위 사람들과 미리 이야기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글로 써야 할 내용을 말로 하는 편이 훨씬 쉽다. 따라서 글을 쓰기 전에 글의 소재와 주제, 또 글의 전개과정에서 담아야 할 내용들을 글쓰기 전에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 미리 이야기해보면 자신의 생각이 한결 가다듬어지고 애매하거나 막연했던 문제가 좀 더 명료하게 정리될 수 있으며,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4) 글을 쓸 때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쉬운 부분부터 글쓰기 시작하자.

  글쓰기 불안의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글에서 다루려고 하는 문제에 대하여 자신 있게 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가능하면 주제의 범위를 더 좁히고 글에서 제시하려는 결론 역시 한두 가지고 압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서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들을 먼저 써내려 간다. 그러면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이고 더 조사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날 것이며, 단계적으로 글을 완성해갈 수 있다.

 

(5) 너무 규범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써보자.

  누구나 인정하듯이 모든 경우에 예외 없이 들어맞는 글쓰기의 왕도는 따로 없다. 리포트나 논문의 기본 요건을 충족시켰다면 나의 글에서 특히 부각되어야 할 요건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서 스스로 글쓰기의 규범을 변형시키거나 새롭게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6) 초고가 완성되면 자기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보자.

  아무리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더라도 글쓰기의 과정에서 생각이 바뀌거나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동일한 결론에 이르더라도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가 쓴 글을 다시 가능하면 소리를 내어 읽어보면 더욱 설득력 있게 글을 쓸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개척하고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7)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에게 읽혀보자.

  자신이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읽히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 보이고 조언을 구할 때 발전할 수 있다.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에게 읽히고 함께 토론할 때 비로소 나의 생각은 객관화되고 그 타당성이 검증될 수 있다.

 

(8) 좋은 글을 분석해보는 습관을 들이자.

  공부를 하다 보면 중요한 통찰을 얻고 감동을 받는 글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글에 대해서는 글쓴이가 어떤 생각을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가를 분석해보고, 논지의 전개과정을 개요의 형태로 작성해보자. 이런 연습을 몇 번만 해보면 자신이 글을 쓸 때도 일정한 틀을 염두에 두면서 글을 써나갈 수 있으며, 글쓰기 요령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9) 글을 쓰기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씩 스스로 따져보자.

  글쓰기의 과정은 자기 분석의 과정이기도 하다. 예컨대 내가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기초조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 글을 서두에서부터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우리말 문장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나의 글쓰기를 가로막는 요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분석해 보면 자가진단에 도움이 된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면 이미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반의 해답은 얻은 것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