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절차 - 1. 주제 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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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공부/글쓰기의 이론와 실제

글쓰기의 절차 - 1. 주제 정하기

by Life K-Drama 2022.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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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첫 번째 단계 : 주제 정하기

 

 

1) 주제란 무엇인가?

 

  주제란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생각이다. 흔히 주제와 제재를 혼동한다. 먼저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소재(素材): ① 예술 작품의 바탕이 되는 재료.

                    ② 기계적인 가공을 하지 않은 본디 그대로의 재료. 밑자료.

   - 제재(題材): 예술 작품, 학술 연구 따위의 바탕이 되는 재료와 제목.

   - 주제(主題): ① 중심이 되는 주요한 제목, 또는 주요한 문제.

                    ② 사상이나 예술 작품의 으뜸이 되는 주요 제재나 중심 사상.

                        사상이나 작품 창조의 원동력으로 되는 동기를, 통일적으로 전개하는 기본적인 이념. 테마.

 

  주제가 핵심 사상이라고 한다면 제재는 이 생각을 드러내기 위해 쓰여진 재료를 말한다. 한 편의 글의 주제는 제재를 통해 표현되며 구체성을 얻는다. 한편 표제는 글의 제목이다. 표제는 일반적으로는 주제를 명료하게 드러낼 수 있게끔 정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표제는 제재와 주제에 폭넓게 연관되어 있지만 때로는 큰 관계가 없기도 한다. 표제는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정의를 통해서 소재와 제재는 쉽게 구분되지만, 제재와 주제의 판별은 모호해지기 쉽다. 이를 글쓰기의 논리와 절차에 따라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소재(素材): 글의 으뜸이 되는 재료로서, 글 쓰는 이의 안목에 비친 대상.

                    자연물, 사회 환경, 인물의 행동, 감정, 관념 등. 자연, 인간, 신의 문제 등을 표현하기 위해 동원되는 재료.

   - 제재(題材): 글의 중심이 되는 재료.

   - 주제(主題): 제재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가치 평가를 내려 글의 동기 및 통일적인 기본 이념으로 삼은 것.

                    핵심이 되는 의미 내지 중심 사상.

 

  소재, 제재, 주제의 구분은 표현의 문장뿐만 아니라 개념 전달 위주의 문장에도 유추 적용된다. 그리고 제대를 '중심과제', 주제를 '중심사상'이라고 고쳐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2) 주제를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1) 글 쓰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택한다.

글을 쓰게 되는 경우는 여러 가지이다. 따라서 관심이 있는 주제로 글을 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글의 주제가 주어져 있다면 (백일장처럼)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글 쓰는 이가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관심과 흥미가 있어야만 '즐겁게', '열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런 글이 독자에게도 좋은 글이라고 느껴진다.

 

(2) 독자의 관심도 염두에 둔다.

  글 쓴 이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 좋은 주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독자도 관심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독자가 관심이 없는 주제라면 독자는 아예 읽을 생각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모름지기 글이란 누구에겐가 읽혀야 비로소 글이 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종이 위에 남겨진 잉크의 흔적 이상은 아니다.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독자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내가 쓰는 글을 독자들이 읽어줄 것인가, 끝까지 읽어줄 것인가, 읽고 나서 아무리 조그마한 것이라도 머리에, 가슴에 남길 것인가 따위를 생각하면서 글을 써야 하는 것이다. 내가 정말 관심을 갖고 있고 내게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글을 읽는 이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의 관심에 전적으로 매여서는 곤란하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만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이야기를 거의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자칫 독자의 흥미에만 초점을 맞추는 글을 쓰게 될 수도 있다. 이래서는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없다. 어떠한 글이건 무언가 새로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독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 영역을 택하되 새롭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롭고 놀라운 자료를 보여줄 수도 있고, 또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보는 각도를 전혀 달리 해서 보여줄 수도 있다. 흔히 문학 작품을 말할 때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독창성'이란 바로 이러한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은 주제라도 그것이 중요하다면 주제로 택해야 한다. 그리고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감동'을 주는 글은 무엇보다도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글들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 일을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같은 범주에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처음 설정한 주제를 소재의 차원으로 끌어내리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을 주제로 설정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보자. '내 새끼발톱의 무좀'을 제재로 선택했다고 하자. 내 새끼발톱의 무좀이 나를 괴롭게 한다는 것만으로는 독자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그런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을 하기는 하겠지만, 그로부터 새로운 무언가를 얻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새끼발톱의 무좀은 사소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소한 것이 때로는 삶게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좋은 방향으로 건 아니면 나쁜 방향으로 건 말이다. 어떤 사람이 발톱 무좀으로 고생하다가 항균 양말을 발견했다고 한다. 삶의 필요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쓴다면 주제는 원래 설정했던 것보다 훨씬 보편적으로 될 것이다. 물론 너무 보편적인 주제로 만들어버리면 좋은 글을 쓰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3) 독자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자.

  대체로 글을 쓸 때 일반적인 사람을 독자로 상정한다. 그러나 이때 일반인이 진짜 일반인인 경우는 드물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과 동급인 사람, 혹은 동류인 사람을 대상으로 상정하게 된다. 대학교에서 글을 쓴다고 하자. 이 경우, 대학에 다니지 않는 사람까지 생각하면서 글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글의 주제를 정할 때는 어떤 사람이 글을 읽게 될 것인지 생각하는 편이 좋다. 만일 자신이 졸업한 중학교 교지에 글을 청탁받았다고 하자. 그렇다면 독자는 '중학생'으로 한정될 것이다. 이때 '동성애'와 같은 주제는 아무리 글 쓰는 이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주제로 선정하기는 조금 곤란하지 않을까?

 

(4) 주어진 분량을 고려해야 한다.

  글을 무한정 쓸 수 있는 경우는 없다. 자신의 일기장에 쓰는 글이 아니라면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원고지 다섯 매가 될 수도 있고, 한 권의 책처럼 수천 매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다섯 매 짜리 원고의 주제와 수천 매 짜리 원고의 주제가 같기는 사실 어렵다. 각각 그에 걸맞은 주제가 있기 마련이다. 똑같은 주제로 쓸 수도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사랑을 주제로 다섯 매 짜리 원고를 쓸 수도 있고 5청 매 짜리 원고를 쓸 수도 있지 않냐고 말이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섯 매 짜리 원고와 5천 매 짜리 원고가 모두 사랑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상 주제는 다르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제재는 사랑이지만 정작 주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5) 주제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주제는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좋다. 주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자신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사랑에 대해서 쓴다고 하자.

  사랑이라는 주제는 아직 막연하다. 그러면 사랑의 무엇에 대해서 쓰나? 이렇게 생각이 진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이라는 말과 개인적이라는 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들어가 그야말로 개인적인 이야기만 한다면 앞서 말한 대로 공감을 얻을 수가 없다. 

 

(6) 자신의 능력에 맞는 주제를 골라야 한다.

  이때 능력이란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내가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내가 준비해서 쓸 수 있는 글을 말한다. 그러나 그 준비의 과정은 주제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나는 인문계 학생으로 '카오스' 이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자. 카오스 이론에 대해서는 모슨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내가 과연 그 카오스 이론에 대해 쓸 수 있는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카오스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위상 수학을 알아야 하고, 기초 물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인문계 학생으로 이과 수학인 위상 수학을 배운 적이 없고, 게다가 물리는 선택 과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는 바라 전혀 없다. 그래도 물론 글을 쓸 수는 있다. 충분한 준비 시간만 있다면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게는 최소한 반년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그런 준비가 없이도 글을 쓸 수는 있을 것이다. 카오스 이론에 관한 개설서 몇 권을 읽는다면 못 쓸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정말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재미있고, 흥미로운 글을 쓸 수 있을까? 게다가 독창적인 글을 쓸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자신의 능력의 맞는 주제를 택해야 하는 것이다.

 

(7) 글을 쓰는 목적에 맞는 주제를 택해야 한다.

  글을 쓸 때는 목적을 생각하면서 써야 한다. 설득을 목적으로 한 글인지, 설명을 목적으로 한 글인지, 자신을 소개하기 위한 글인지, 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글인지에 따라서 주제는 달라진다. 글을 쓰는 목적과 글의 주제가 일치되어야 글의 일관성을 지킬 수 있고, 처음에 글을 쓰고자 한 목적에 걸맞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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