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말씀, 논어(論語) - 군자(君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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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공부/about 중국

공자의 말씀, 논어(論語) - 군자(君子)

by Life K-Drama 202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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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길, 인류 구원의 길을 가노라


군자란 흔히 일정 수준의 학식과 덕망을 갖춘 이로서 우리가 말하는 선비나 서양에서 말하는 신사(紳士)로 바꾸어서 말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면 공자는 이와 같은 군자가 되기를 적극적으로 권하였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군자 된 이의 최고 목표는 당연히 성인(聖人)이다. 성(聖) 자는 본디 귀[耳], 입[口] 그리고 왕[王]의 세 가지 요소가 합쳐진 글자이다. 즉 귀로는 세상의 학문 지식과 지혜를 두루 들어 깨우치고 입으로는 세상을 위해서 펼 줄 아는 왕(王)과 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성인이란 인류를 구원하는 이라는 뜻으로, 이들 군자나 성인의 지상 목표는 다시 말해서 내성외왕(內聖外王)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스스로는 열심히 수련하여 성인의 경지에 오르며, 밖으로는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1) 군자는 그릇이 아니야
子曰: "君子不器." [論語-爲政]
자왈: "군자불기." [논어-위정]

-번역:
선생님은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라고 하셨다.

- 어휘 풀이:
· 器(그릇 기) : 입 구(口) 넷과 개 견(犬)이 결합된 형태이다. 여기에서 '네 사람의 입'은 주문을 외운다는 뜻이며, 제사를 지낼 때 접시에 개고기를 희생으로 쓴다는 뜻이다.

- 해설:
군자는 그릇이 아니라는 말은 매우 간략하면서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그릇이란 흔히 어떤 사람의 도량을 평가할 때 그의 그릇이 어떠하다는 식으로 말하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그릇이란 이미 어떤 형태의 틀을 갖추고 있는 것이니, 이미 정해진 한 가지 쓸모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말한 것이다. 즉 군자란 이렇듯 한 가지 쓰임에만 기울어 있거나 제한된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초창기 인류가 발명한 생활 물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농사와 관련한 도구일 것인데, 농기구의 발달로 말미암아서 대단위의 농사를 짓게 되고, 곧 이어서 잉여농산물의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면 당연히 그릇 같은 담을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흙으로 빗은 그릇조차도 매우 귀햇을 터이니, 아마도 그릇에는 가장 귀한 음식을 담아 두었을 것이다. 이것에서 개고기가 당시 제사상에 오르는 희생이 되었다는 것은 아마도 역시 가장 귀하게 취급되던 먹을거리였을 것이며, 당시 귀하디 귀한 그릇 위에 담겨 보관되었다는 것 역시 그것이 당시 얼마나 소중하게 취급되었는지 추측할 수 있다.
유학(儒學)의 유(儒)자를 흔희 '사람 인(人)'자와 '필요할 수(需)'자로 되어 있는 것으로 풀의 하여서 유가 사상이 주로 논의하고 지향하는 방면이 내세(來世)나 신(神)의 영역보다는 현실사회에서 사람들이 사람답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들 설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풀이가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중국 최초의 한자 자전(字典)인 [설문해자(設文解字)]에서 유(儒)는 유(柔)의 뜻, '부드럽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즉 어느 한 쪽에 얽매이거나 굳어져 경직된 상태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잘 판단하여 능숙하게 대처해 나아갈 줄 아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이것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편당을 직지 않는다는 뜻인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중용(中庸) 정신과도 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가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란 앞뒤가 꽉 막혀 '에헴'하고 헛기침하며 뒷자리에 물러나서 폼만 잡는 고리타분한 흉물이 아니라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잘 대처해 나아갈 줄 아는 새 시대의 교양인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공자는 역시 [위정(爲政)]편에서 "군자는 두루하며, 편당(偏黨)을 짓지 아니하며, 소인은 편당을 짓고 두루 하지 않는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라고 하여, 군자와 소인의 경계를 가르기도 하였다.


(2) 모두의 본보기가 되는 군자
君子之德風, 小人草. 草上之風 必偃. [論語-顔淵]
군자지덕풍, 소인초. 초상지풍, 필언. [논어-안연]

- 번역: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다. 풀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쓰러진다.

- 어휘 풀이:
· 風(풍)과 草(초): 바람은 군자의 은혜를 상징하여서 마치 바람이 들판에 불면 마치 들판에 까마득하게 펼쳐진 풀이 모두 감동을 받아 드러눕듯 한다는 뜻에서 풀은 일반 백성을 상징한다. 여기에서도 공자는 위정자와 백성과의 관계가 대등한 것이 아닌 계급적인 차별이 존재한다고 믿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해설:
이것 역시 앞의 글 [안연] 편에서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관해 물은 한 대목이다. 군자는 바람이며, 소인은 풀과 같은 존재로서 군자는 교화(敎化)의 주체가 되고 풀은 교화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때로는 군자를 비[雨]에 비유하여 메마른 땅을 두루 적셔주어서 온갖 곡식을 무르익게 하는 존재라는 뜻으로 인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대목은 오늘날과 같은 대중 민주주의 시대에서 보자면 봉건 왕조시대의 낡은 사상이라고 비난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논어]에서는 "군자는 덕을 생각하는데, 소인은 땅을 생각한다. 군자는 법도를 생각하고 소인은 은혜 입을 것을 생각한다"라고 하였고 [자로] 편에서는 "군자는 화합하지만 휩쓸리지는 않고, 소인은 휩쓸리지만 화합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처럼, 군자와 소인 간의 속성이 마치 타고난 것인 양 단정하고 있어서 오늘날 공자가 비난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란 지배자와 피지배자와의 구분이 확정되어 위정자들은 일반 백성의 존재를 자신의 욕망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밖에 여기지 않던 시대였다. 그래서 춘추의 어느 왕인가는 자기가 새로 마련한 칼이 얼마나 잘 드는지를 시험해 보기 위해서 지나가던 죄 없는 백성을 베어 보았다는 말이 전해지는 만큼 매우 극악무도한 시대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나마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고자 세상을 다니며 호소하였던 이가 바로 공자이다. 그런 만큼 공자가 살았던 시대적인 한계를 오늘날의 우리들이 조금이나마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공자의 사상과 인생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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