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를 찾고 문헌을 구입하고 혹은 복사하는 과정을 통해 일단 자료가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료를 직접 글 쓰는 데 활용할 수는 없다. 정리되지 않은 자료는 쓰레기와 같다. 정리되어야만 보물이 되는 것이다. 이제 자료를 정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먼저 자료는 구분되어야 한다. 구분이란 설명에서 배웠듯이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다양한 개체들을 나누는 작업이다. 자료는 여러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1) 논점에 따라
앞서 붉은 악마의 거리 응원이라는 예를 들었다. 여기서의 논점은 이 현상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였다. 이에 따라 자료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긍정하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애국심의 발로'이기 때문에 긍정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이유에서 긍정하는가에 따라 다시 나눌 수 있다. 물론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해방이 아니라 방종이라고 여길 수도 있고, 해방은 해방이지만 일종의 '욕망의 방수로, 또는 하수구'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개념에 따라
이를 개념에 따라 나눈다면 '축제', '국가주의', '민족주의', '욕망'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이렇게 나눌 경우, '거리 응원'을 긍정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일차적인 기준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본다면 논점과 개념을 혼합하여 적절한 분류 기준을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함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자료를 나누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나뉜 자료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자료를 정리할 때는 자료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중요도에 따라 정리한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할까는 그야말로 글 쓰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서 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있다면 자료를 보아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컴퓨터에 입력해 두는 것을 권장한다. 일단 입력된 자료는 글을 쓸 때, 필요에 따라서 '복사-붙이기'의 방식으로 쉽게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자료가 아니라면 스캐너와 문자 인식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한자가 거의 없는 문서라고 한다면, 스캐너를 구입할 때 번들로 제공되는 문자 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된다. 대학에서의 글쓰기 정도라면 한글만 인식하는 문자 인식 프로그램으로도 충분하다.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한다.
ㄱ. 입력할 때는 원문 그대로 입력한다. 자료는 정확해야 한다. 그러므로 원문 그대로를 입력해야 한다. 문자 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을 경우, 원문을 대조해 오자나 탈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ㄴ. 모든 문서에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제목을 붙인다.
ㄷ.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경우 문서 요약을 활용한다. 이 문서 요약에 적절한 핵심어들을 기록해 두면 도움이 된다. 자료의 양이 많을 경우, 문서 요약에 있는 단어들로 필요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용 방법은 도움말을 참고하면 된다.
지금까지 자료 수집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런데 꼭 주제를 정하고 자료 수집을 해야 하는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먼저 주제를 설정하고 자료를 찾는 게 순서이다. 하지만 꼭 이런 순서를 밟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료를 찾고 나서 주제가 정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신문 기사를 들 수 있다. 기획 기사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신문 기사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기자들은 취재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취재를 먼저 하고 그 가운데 기사화될 만한 것을 고른다.
또 주제가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구체적인 주제, 참주제는 정해지기 어렵다. 월드컵과 거리 응원이라고 주제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몇 개의 질문을 통해서 주제를 어느 정도 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제문을 작성하는 데 까지는 이르지 못할 수 있다. 자신의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자료를 검토해 나가는 과정에서 견해가 수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자료를 보아 나가면서 이전에 생각했던 주제보다 더욱 좋은 주제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새로운 주제를 발견하면 사실 다시 자료 수집을 해야 한다. 물론 이미 수집해 놓은 자료가 있기 때문에 새롭게 덧붙여야 할 자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기 글의 주제가 완전히 확정되는 것은 자료 수집과 정리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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