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예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하여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는 추상적인 내용을 구체화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쉽게 이해하게 한다. 따라서 예시는 독자가 잘 알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특수한 것이 되어 버리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그리고 예시는 단지 예로 이해하도록 하기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통해 필자가 의도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예시는 풍부하고 다양하되 지나치게 지엽적이어서는 안 된다.
예시가 사용된 글을 제시한다.
개화기 초기에 우리 문화의 향방을 주도했던 일부 계몽주의자들은 전래적인 우리 문학유산의 거부 및 전통 맥락의 단절 작업에서부터 그들의 이른바 신문학 운동이라는 역사적 거보(巨步)를 내딛고 있다. 예컨대 춘원은 우리나라가 이조 5백 년 동안에 '우리 것'이라 할 만한 철학이나 종교나 문학이나 예술을 전혀 가지지 못하였다고 주장함으로써 그 정신적 불모성(不毛性)을 지적하고, 따라서 이러한 불모의 풍토에 새로운 삽질을 하고 씨를 뿌리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새 시대의 젊은 지성들은 '전통을 폐리(弊履)와 같이 집어던지고' '부모도 선조(先祖)도 없이 천상으로 강림한 신종족으로 자처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춘원의 경우 우리 문학사상의 근대화 작업은 일제 침탈 이후 주로 일반이라는 여과기(濾過器)를 거쳐 나온 서구 문학의 이식(移植)으로서만 가능했던 것이다.
이상택, "고전소설의 사회와 인간", [고전문학을 찾아서], 문학과 지성사, 1976
(4) 비교, 대조, 유추
비교와 대조는 둘 이상의 대상들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드러내어, 대상들 사이에 관계를 맺게 하는 기술방식이다. 비교는 대상들 사이의 유사점에 주목한다면, 대조는 그 차이점을 강조한다. 비교는 대상들 사이의 유사점에 주목한다면, 대조는 그 차이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비교가 유사점와 함께 차이점도 자연스레 지적한다는 점에서 대조를 포함한다.
비교문을 쓸 때는 먼저 비교의 대상이 광버위하고 복잡해지면 오류를 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비교하는 대상들 사이에는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일반적인 특징을 공유해야 하며, 복잡성의 정도가 다르면 곤란하다. 고려와 조선시대의 과거제도를 서로 비교할 수 있어도, 어느 마을의 신앙 체계를 일본의 종교와 비교할 수는 없다.
대상들을 비교할 떄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대상들을 하나씩 비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기준을 하나씩 내세워 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전자에서는 하나의 대상을 몇 가지의 기준에 따라 이를 차례로 기술하고, 후자에서는 선정된 기준 하나하나 별로 각각의 대상을 차례로 적용하여 기술하는 것이다. 가령 숙박료, 서비스, 교통편의 등의 기준에 따라 어떤 지역의 관광호텔을 소개할 때, A호텔을 이 세 가지 기준 별로 모두 설명한 뒤 B호텔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면 전자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고, 숙박료가 각각 세 호텔별로 어떻게 다른지 설명한 뒤 다시 서비스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후자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 된다.
비교와 대조가 적절하게 사용된 글을 참고로 제시한다.
그런 사정에 근거를 두고 관인문학과 사림문학을 구별해서 다룰 수 있다. 이 둘은 사회적인 성격이나 사상적인 기반에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문학을 하는 기풍 그 자체로서도 대립적인 양상을 드러냈기에 더욱 주목된다. 관각문학은 왕조 사업을 이룩한다면서 문학의 장식적인 기능을 중요시했으며, 작자 자신의 내면적인 요구에 호응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격식에 맞게 잘 다듬어진 표현을 추구했다. 그런데 사림문학은 문학이 자기성찰의 구실을 하는 데 역점을 두며, 표현 그 자체보다는 거기 따르는 흥취나 사상을 더욱 중요시했다. 관인문학 쪽에서는 한문학이야말로 지위나 능력을 입증하는 데 독점적인 가치를 가진다고 보고 그 본령 특히 한시의 수준을 높이는데 온통 힘을 기울였다면, 사림문학 쪽에서는 강호가도를 구현하는 데 시조나 가사가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는 생각에까지 가졌다.
조동일, [한국문학통사]2, 지식산업사, 1994
한편, 유추는 잘 알려지지 않는 대상을 비교적 잘 알려진 대상과 비유되는 비교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어느 하나를, 그것과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상과 비교하는 일인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둘 사이에 유사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령, 인생과 권투는 전혀 서로 다른 범주에 해당하지만, 실패와 성공, 성공 뒤의 자기 관리 등 여러 면에서 서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 필자는 권투를 통해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고자 할 때는 이러한 유추의 방법을 택할 것이다. 이처럼 유추의 목적은 잘 알려진 것을 통해 알려지지 않는 것을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5) 분류와 구분
둘 이상의 대상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 대상들 서로 간의 관계나 개별 대상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드러내는 기술방식이다. 이때 계층적인 부류조직의 상위에서 하위로 이행하는 방식을 구분이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분류라 한다. 더 쉽게 말하자면 구분은 나누기만 하는 작업이라면, 분류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체계적으로 잘 드러나게 하는 일이다.
구분과 분류의 방식을 사용할 떄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각 계층마다 그 기준은 하나여야 하며, 둘째, 하위의 종속적인 계층은 그것이 속하는 상위의 계층을 남김없이 규명해야 하며, 셋째, 첫 계츠에서 적용된 기준은 다음 계층에까지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 공부 > 글쓰기의 이론와 실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의 종류와 특성 - 2-2. 논설문과 비평문 (0) | 2022.01.28 |
---|---|
글의 종류와 특성 - 2-1. 논설문과 비평문 (0) | 2022.01.27 |
글의 종류와 특성 - 1-1. 설명문 (0) | 2022.01.25 |
글쓰기의 절차 - 3-2. 퇴고 (0) | 2022.01.24 |
글쓰기의 절차 - 3-1. 집필 (0) | 2022.01.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