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란 무엇인가 - 논문의 개념

1. 논문의 개념과 종류

  논문은 어떤 대상으로서의 지식이나 현상을 대할 때에 생기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하여 선택하게 되는 특수한 형태의 글쓰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논문이랑 연구자가 자신의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증명하여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을 글로 기록한 것이다.

 

1) 논문의 출발점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논문이 '의문'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기존의 사고나 지식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된다. 만약 '의문'이 없었다면 그에 따른 '깨달음'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의문은 '문제의식'이라는 말로도 바꿀 수 있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사람들은 당시엔 당연한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고 거기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아 나선 사람들이었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 이러한 시도는 냉소의 대상이 된 적도 있었지만 결국엔 인류의 발전에 크게 공헌하였다. 인간사회를 발전시킨 지식들은 바로 '의문'에서 출발하여 얻게 된 값진 성과물들이다.

  의문은 그 성격이 다양해서 '인류의 발전에 크게 공헌하는 의문'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사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박한 의문'도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연구자는 한국 고전문학을 공부하던 중에, 우리 고전 소설의 다수가 행복한 결말을 맺는 반면 서양 고전들의 다수가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 점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그 대답을 한의학적인 지식으로 풀어나갔다. 문학과 한의학이라는, 결코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분야의 지식을 연결시킴으로써 새로운 방식의 모색을 보여준 것이다.

  의문이나 문제의식은 대부분 기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따라서 많은 지식이나 정보를 접하는 것이 의문의 수준을 높이거나 문제의식을 가다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논문의 출발이 기존의 사고나 지식에 대한 의문이나 부정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기존의 사고나 지식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사고나 지식이 의문의 시발점을 제공하므로 새로운 지식의 발견은 모두 과거의 연구자들에게 어느 정도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문제의식은 기존의 지식을 깊고 폭넓게 받아들인 토대 위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개체적인 삶에서도 문제의식은 나타날 수 있다. 시골의 궁벽한 곳에서 태어나 홀어머니의 피땀 어린 노고로 학업을 마치고 난 어느 학자는 지나간 우리 역사 속에서 자신의 어머니처럼 이름 없는 민중들의 힘을 높이 평가하는 연구 업적을 쌓아나갔다. 또 가족사적으로 유난히 때 이른 죽음을 많이 접한 어떤 학자는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죽음을 평생의 연구 테마로 선택하여 일관된 연구 업적을 쌓았다. 이처럼 문제의 시발이 개인적인 체험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그것이 독특하면서도 보편성 있는 주제로 확장되어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공감하게 된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2) 논문을 쓰는 이유

  연구자는 새로운 발견이나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논문이라는 기록을 남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논문들의 집적은 인간의 지식의 한계를 넓히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에 기여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연구자에게 부수적으로 따르는 이익은 자신의 학술적인 능력이 공인되고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대우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연구자가 논문을 쓰는 일차적인 이유는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연구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논문을 쓰는 것이다. 논문을 쓰는 과정은 연구하는 대상에 대한 복잡하고 흐릿한 인식들을 명료하고 깊이 있게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아울러 논문을 쓰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도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경우라면 단편적인 의식이 종합적인 사고로 발전되고, 무질서한 사고들이 상호간에 적절한 관련을 맺으면서 하나의 의미를 구성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